"축소사회 대비해야"…시니어 재고용 나선 기업들

입력 2024-04-01 18:23   수정 2024-04-02 00:21

“은퇴하고 나서도 일하는 꿈을 꿨어요. 다시 돌아오니 놀이터처럼 즐겁네요.”

지난달 방문한 대전의 대표 빵집 ‘성심당’에서 만난 오현숙 씨(63)는 2021년 11월 정년퇴직한 뒤 1년도 안 돼 매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성심당 관계자는 “시니어 직원들은 매사에 적극적인 데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도 공유하기 때문에 매장의 생산성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오씨처럼 법정 정년(60세)을 넘겨 일하는 성심당 직원은 전체 919명 중 12명에 달한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은퇴한 시니어 직원을 다시 고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기업은 직원 교육에 필요한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직원들은 노후를 대비할 수 있어 경영자, 근로자가 ‘윈윈’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높이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축소사회’를 대비하는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체 36만3817곳 중 시니어를 재고용한 기업은 13만981곳(36%)에 달했다. 1년 전(10만8038개)보다 2만 곳 넘게 늘었다. 정년에 가까워진 직원을 계속 고용하거나 정년퇴직한 직원을 1년 내 다시 고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터로 복귀한 시니어들은 만족감이 높다. 오씨는 “진열대에 올려놓기가 무섭게 빵이 팔리고 있어 그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젊은 직원들과 공유하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심당 고객서비스팀에 있는 김현미 씨(62)도 “바리스타 등 회사에서 필요한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해 바쁜 매장을 지원하고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일할 수 있어 출근길이 행복하다”고 했다. 시니어 채용에 긍정적인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KT, 크라운제과, 현대엘리베이터 등도 시니어 직원을 적극 채용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출산 장려 대책에 못지않게 인구 감소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연구팀장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시니어 직원들을 계속 고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했다.

허세민/서형교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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